무라마사란 무로마치 시대부터 에도 시대 초기(15세기 말부터 16세기 말까지)에 걸쳐 이세의 구와나에 살던 도장의 이름이자, 그들의 손에 탄생한 명검들의 이름이기도 했다. 조대부터 3대를 헤아린 도공 무라마사는 칼뿐만 아니라 단도, 창 등 많은 작품들을 만들었다. 이 작품들이 모두 무라마사라 불린다.

초대 무라마사는 마사무네의 제자였다는 민간 전승이 전해질 만큼 명공이었으며, 그의 후계자들도 기술이 뛰어났다. 오노타레마를 즐겨 만들고, 칼무늬를 앞뒤로 똑같이 장식하는 데 능했던 그들의 작품은 겉모양은 화려하지 않았으나 칼날은 요사스러움이 느껴질 정도의 예리함을 자랑했다.

요도 무라마사의 내력은 에도 막부를 연 도쿠카와가와의 기괴한 인연에서부터 비롯된다.

먼저 도쿠카와 이에야스의 할아버지 마츠다이라 가요야스가 1535년 미하리에 출정하여 오다가와 싸울 때 부하 아베 야시치로가 휘두른 센지무라마사에 베여 죽었다. 오른쪽 어깨에서 왼쪽 옆구리까지를 단칼에 잘랐다니, 그 예리함은 보기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이어서 재앙을 당한 것이 이에야스의 아버지 마츠다이라 히로타다였다. 1545년 히로타다는 측근 이와마츠 하치야에게 기습공격을 받아 다행히 목숨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허벅지가 잘리고 말았다. 이 범행에 사용된 단도도 역시 무라마사였다.
그리고 이에야스의 아들 노부야스가 오다 노부나가에게 다케다가와 내통한다는 의심을 사 할복을 강요당했을 때 그 가이샤쿠가 쓴 칼도 역시 무라마사였다.

세키가하라 전투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은 뒤 일본의 여러 세력이 동군과 서군으로 패를 지어 싸운 전투로, 도쿠카와 이에야스가 주도한 동군이 승리한다.도쿠카와 이에야스도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오다 우라쿠사이의 아들이 썼던 무라마사 창을 검사하다가 실수를 하여 손가락이 베이고 말았다. 이때 이에야스가 창을 검사한 것은 이 창이 놀랍게도 갑옷을 뚫었기 때문이다.

거듭되는 흉사에 불길함을 느낀 이에야스는 자기 진영에 있는 무라마사를 전부 모아서 폐기처분하라고 명했다. 경위야 어찌되었든 가문의 적통이 상처를 입은 것은 분명 불길한징조였다. 전국 시대의 무장들은 요즘 우리가 상상도 못할 만큼 징크스를 따졌으므로 이에야스의 이러한 반응도 그리 놀랄만한 일은 못 된다. 결과적으로 요도 무라마사의 운명을 결정지은 것은 이에야스의 한마디 명령이었다.

당대 권력자의 한마디 명령이 불러일으킨 파문은 매우 컸다.

도쿠카와의 후다이다이묘나 측근들이 한결같이 무라마사를 차고 다니기를 꺼려하자, 막부로부터 공연한 의심을 살까 염려한 도자마다이묘들도 이에 따랐다. 그리하여 무라마사는 곧 도쿠카와 정권에서 일종의 금기가 되고 말았다.

그 날카로운 칼날을 아쉬워하는 자들은 무라마사 라는 이름은 마사무네 마사히로 따위로 고쳐 새기거나 아예 지워버리고 계속 소지했으나, 이는 당시로서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 뒤부터 일본의 요도 전설(뽑으면 팔을 잘라버리는 피에 굶주린 검 등)은 무라마사와 관련이 있게 되었다.

다만 무라마사를 소중히 간직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이에야스 가문(쇼군의 막부)를 타도하기 위한 사람들이 무라마사를 매우 소중히 간직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결국 막부를 타도하고 새로운 정부가 세워졌다.

하지만 그 후에도 무라마사는 어둠에 싸여 요도로써 일컬어져 왔다. 지금 현존해 오는 무라마사는 단도 몇 자루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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